누군가를 판단하는 것
타인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소식을 들을 때면, 잠시 생각에 잠긴다.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한 적이 많았기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듯하다. 사람에게는 각자의 생각과 판단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향한 시선이나 판단들이 항상 정답일 수는 없다. 남을 판단하는 것은 정말 쉽고 편한 일이지만, 누군가의 판단을 받는다는 것은 그렇지 않다. 자신은 판단받지 않고, 타인을 판단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더욱 공격적이고 무분별한 판단이 난무하게 되는 것 같다.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것
사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주는 타인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을 만날 수는 있다. 사실 사람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를 처음 접하게 되면 그 대상의 일부분을 먼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사과를 알아가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눈앞에 보이는 모습만으로 그 사과를 판단한다. 하지만 그 사과에 대해 더 알기 위해서는, 사과를 경험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겉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향도 맡아보고, 껍질을 깎아도 보고, 맛보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며, 그 사과에 대한 경험들을 늘려간다.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그 대상을 겪어가는 것이다.
한 곳에만 집착할 때
무언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간혹, 한 부분만 파헤치려고 할 때가 있다. 이러한 경우, 우리는 쉽게 판단의 오류가 빠지게 된다. 한때 펙트 체크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무언가를 낱낱이 파헤치는 방법이다.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사실을 확인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실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그 사람의 진실된 모습을 바라볼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것들은, 아직까지 "사실로 보이는" 것들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고 사실로 믿었던 것들이 뒤바뀌는 사건은 역사에도 빈번히 등장한다.
무엇을 위한 판단인가
타인에 대한 판단을 하기 전,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 나는 그 사람을 판단하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그 사람의 진실된 모습을 알기 위한 판단인가, 아니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판단인가. 때론 자신의 부족함을 가리기 위해서 남들을 판단하고 단죄할 때도 있다. 만약 그 사람을 알아가기 위한 판단이 아니라면, 그 대상을 향한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판단을 멈추어야 한다. 그 판단 안에는 "저 사람은 이런 사람이어야 해"라는 본인만을 위한 잘못된 고집들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판단
자신을 향한 수많은 판단들이 난무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괴로움을 겪을 것이다. 아마도 외부의 수많은 판단들로 인해, 자신의 존재가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는 대중들에게서 온 것이 아니다. 사람의 존재가 어디서부터 왔는지에 대한 생각은 각기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를 비난하고 있는 그들에게서 오지는 않았다. 그러니 자신의 존재를 규정할 수 있는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지 말자. 적어도 자신의 존재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또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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