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상 상 ◆

아궁이에 불 때기(꿈을 담고 열정 때기)

by ✪‿✪ 2022. 1. 28.
반응형

아궁이에 불 때기
아궁이에 불 때기

불멍에서 시작된 상상

 사골국물을 우려내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행여 불이 꺼질까, 아니면 불이 옮겨 붙어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계속해서 그 근처를 지키고 있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땔감들을 보며 잠시 불멍에 빠져본다. 불멍에 빠지니 이런저런 상상이 펼쳐진다. 그러다가 문득 아궁이에 불 때는 이 모습이, 삶과도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궁이에 불 때는 과정

가장 먼저 준비할 것

 아궁이에 불을 때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무엇이 필요할까? 아궁이? 땔감? 그전에 아궁이에 불을 지피려는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사골국물을 좋아한다. 그것도 아주 진한 사골국물을 좋아한다. 진한 사골국물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아궁이에 불을 지피게 했다.

괴로움이 아닌 즐거움

 생각보다 아궁이를 때는 과정에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불을 지피면서도 바람의 방향과, 불의 세기도 고려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괴로움이 아니라 즐거움이 되려면, 솥에 끓고 있는 것이 먹고 싶은 음식이어야 한다.

요리하고자 하는 음식

 사람들은 꿈이 없는 인생은 뜨거울 수 없다고 말한다. 꿈이 없는 삶은 열정이 있을 수 없기에 열심히 살기도 어렵다고 말한다. 그 누구도 빈 솥을 아궁이에 올려놓고 불을 지피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검게 타버린 빈 솥만 남아있게 된다. 그러므로 먼저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려야 한다. 완벽한 음식이 아니라도 좋다. 세상에서 유일하고 특별한 음식이 아니어도 좋다.

무엇을 먹고 싶은가

 그냥 지금 당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려보자.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재료가 필요한가? 그 재료들을 솥에 담아 끓여보자. 처음부터 거창한 요리일 필요는 없다. 물과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만들 수 있는 음식은 다양하다. 자신의 솥 안에 담고자 하는 재료는 무엇인가? 자신이 우려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아궁이에 불을 때기 전, 먼저 던져보아야 할 질문이다. 당신은 무엇을 먹고 싶은가?

 

불 지피기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낙엽들과 마른 솔잎들이 제격이다. 작은 불씨는 낙엽들에 옮겨 붙고 어느새 활활 타오른다. 불을 크게 만들기 위해 작은 나뭇가지들을 넣는다. 불길이 어느 정도 세지면 조금 굵은 나뭇가지들을 추가하여 넣는다. 

조금씩 하나씩

 처음부터 커다란 통나무에 불을 붙이려 하지 말자. 어렵기도 어렵지만, 재미도 없어진다. 작은 노력으로 가볍게 타는 불쏘시개들로 불을 지펴보자. 그 불이 조금 커지면 그때 작은 나뭇가지들을 땔감으로 넣어보자. 그럼 서서히 불을 커져갈 것이고, 재미도 더해갈 것이다.

 

아궁이에 불때기

 사골국물을 우려내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땐다. 불이 너무 세지도, 약하지도 않게 조절을 해가며 땔감을 넣는다. 불이 너무 세면 음식이 타버리게 되고, 불이 너무 약하면, 음식이 제대로 조리되지 않는다.

 우리의 꿈도 마찬가지다. 너무 과하게 열정을 쏟아부어버리면, 그 꿈은 어느새 다 타버려 자신이 솥 안에 무엇을 넣었는지도 잊게 된다. 아궁이에 때는 불은 솥 안의 음식을 맛있게 하기 위한 불이다. 그 불이 무조건 세면 셀수록 음식이 맛있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꿈이, 타버린 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열정의 불 조절이 필요하다.

 

땔감 준비하기

 주변의 나뭇가지들을 주워 땔감을 준비한다. 하지만 미리 모아놓은 땔감이 부족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조금 커다란 나무 조각이 필요할 때가 있다. 큰 나무 조각을 옮기는 과정과 잘라내는 과정에는 기존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땔감을 준비하는 과정에 정답은 없다. 불이 꺼지지 않게 자신의 방식으로 땔감을 구해오고, 또 조절해주면 된다. 요리가 다되기도 전에 불이 꺼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면, 더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땔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불도 지피기 전에 흥미를 잃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불을 지펴놓은 다음 땔감을 추가적으로 준비하는 방법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불 유지하기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 일을 유지해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려면, 원하는 무언가가 분명해야 한다. 자신이 요리하고 있는 그 음식의 맛이 보장되지는 않더라도, 그 음식을 맛보겠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아궁이에 불을 때게 만든다.

또 다른 원동력

 때로는 책임감이 땔감을 계속 넣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과거 부모들은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나만을 위한 음식을 만들 때보다 가족들, 또는 이웃들과 함께 나눌 음식을 만든다면 그 요리를 지속할 수 있는 또 다른 힘이 생긴다. 

 

음식 맛보기

 어느새 사골국물이 뽀얗게 우러났다. 오랜 기간 우린 국물이라 맛도 깊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그 안에 고구마도 구워서 맛보는 재미도 있었다.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솥 안에 원하는 것들을 담아서 끓여본다면, 어느새 고소한 음식 냄새가 퍼지고,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음식 안에는 불을 지핀 과정도 담겨 있기에, 더욱 특별한 맛이 나는 듯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