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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 상 ◆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힘, 거절하는 법

by ✪‿✪ 2022.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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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원하지 않는 것을 거절하는 것

"예" 또는 "아니오"

 세상의 많은 질문과 상황들은 우리에게 "예" 또는"아니오"라는 답을 요구한다. 어떠한 대답을 해야 할지 정하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때로는 대답을 정한 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도 있다. "예"라고 해야 할 때 "예"라고 말하고, "아니오"라고 해야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거절을 당했을 때

 누군가에게 거절을 당했을 때 어떠한 기분이 드는가? 거절당했다는 사실 때문에 부끄럽고 당황스러운가, 아니면 나를 거절한 것 같은 상대방에게 화가 나는가? 어떠한 기분이 들든 간에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닐 것이다. 타인에게 거절 의사를 표현한다는 것은, 그렇게도 불쾌한 일인 것일까?

 

마트에서 있었던 일

 친구와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서 있었던 일이다. 짐을 챙기기 위한 박스를 만들고 있었는데 테이프가 보이질 않았다. 그때 옆사람들이 사용을 마친 테이프가 보였고, 나는 그 사람들에게 테이프를 다 사용하셨으면 사용해도 될지 물어보았다. 그때 예상 밖의 짧고 굵은 답변이 날아왔다. "아니오" 적잖이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그 사람들이 이어서 말하였다. "이거 저희가 따로 챙겨 온 겁니다." 그제야 상황이 이해가 되었고, 잠시 후 생각이 이어졌다. 스스로가 부여한 무언가에 사로잡히지 않고, 원하지 않는 것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어려워 보였다.

 

 

건강한 사람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의사를 잘 전달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한다고 할 수 있고, 원하지 않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할 수 있는 일은 할 수 있다 말하며 할 수 없는 일은 함부로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지 않거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마주했을 때, 어렵지 않게 거절할 수 있다. 만약 나라면 그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을까?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

 나에게는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들이 있다.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자 하는 욕심이 있고, 비난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거절하는 것을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편협한 사고방식이 있다. 또한, 거절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습관과 남을 돕는 것이 항상 선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

 사실 거절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확고한 방향성이 없어서'인 것 같다. 어색한 친구가 내일 하루 종일 같이 놀자고 제안한 상황을 상상해본다. 그 친구와 하루 종일 같이 보내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그 친구는  이렇게 물어온다. "내일 할 거 없지? 나랑 놀자." 만약 내일 해야 할 것이 분명하게 있다면, 거절 의사를 표현하는 과정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실제로 내일 해야 하거나 하고 싶은 것이 분명치 않다면, 그 제안을 거절하기 위해 마땅한 이유들을 만드느라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제안을 거절할 때마다, 그 거절을 합당하게 받아들일 것 같은 이유들을 만들 필요는 없다. 사실 생각해보면 단순히 혼자 있고 싶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것도 정당한 이유이다.

 

 

벽에 던져진 공처럼

 벽에 공을 던지면 그 힘에 비례하여 다시 튕겨져 나온다. 거절에 대한 사고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거절을 못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놓은 만큼, 타인에게 거절당했을 때 괴로운 마음이 커진다. 부탁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요구 자체를 보아야 하는데, 자꾸만 다른 잣대들을 들이댄다. 마찬가지로 거절을 당했을 때에도, 제안 대한 거절 자체에 다른 의미들을 부여하며 상실감을 더 키운다.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거절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조건 "예"라고 말하며, 자신의 의사를 억압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누군가의 부탁이 들려올 때 우리는 그들의 부탁에만 귀 기울일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다면, 자신에게 당장의 대답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잠시 생각해볼 시간을 갖겠다고 하고 차분히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사표현을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거절은 잘못된 것이 아니기에 그 자체로 타인의 눈치를 볼 필요도, 타인의 거절에 상처를 받을 필요도 없다. 거절은 상대의 존재가 아닌, 상대가 내놓은 제안을 거절하는 것임을 기억한다면, 비교적 쉽게 거절을 하기도 받아들이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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