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상 상 ◆

설마 나도 꼰대? (꼰대를 싫어하는 이유)

by ✪‿✪ 2021. 12. 15.
반응형

주변에 꼰대 같은 사람이 꼭 있는 법

듣기 싫은 말

 시대에 뒤쳐진다는 말보다 더 듣기 싫은 말이 있다. 바로 "꼰. 대"라는 말이다. 꼰대가 뭐길래 그토록 그 말이 듣기 싫을까? (꼰대라는 말에 격하게 반응할수록 꼰대일 확률이 높다는 주변 사람의 말에 반박을 못했다.)

 

꼰대에 대한 정의

 나름 꼰대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면 "본인의 경험으로 습득한 지식을 상대방에게 절대적으로 적용하여, 그 가르침 또한 정답이라 믿고 강요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정의를 스스로에게 적용시켜본다면, 오늘도 꼰대인 적이 있다.

 

자주 하는 착각

 나는 가끔 이런 착각을 할 때가 있다. 짧은 경험으로 얻은 지식이 모든 이의 삶에서 진리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는 착각. 더 나아가,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모자라고 철없는 것이라 판단하는 착각.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러한 실수들을 특히 가까운 이들에게 많이 하는 것 같다.

이어지는 상상

 그러다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본다. <꼰대를 싫어하는 내>가 <꼰대 짓하는 나>를 만난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상상 속 그 둘의 만남은 시작부터 다양한 마찰들이 발생한다.

 

"꼰대인 나"와 "꼰대를 싫어하는 나"의 대화

 꼰대인 내가 먼저 입을 열기 시작한다. 자신의 협소한 시각을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기 시작하며, 상대방을 자신의 깨달음과 입맛에 맞춰 바꾸려고만 한다. 해결책을 제시하며 상대방을 위하는 척 하지만, 사실 그 처방에 대한 책임을 질 생각도, 능력도 없다. 물론 그 방안이 해결책이라는 보장은 더욱 없다. 지금 당장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대방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상대방이 자생력을 갖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그를 위한 일인지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늘 그 사람 곁에 있어줄 생각도 없다.

 

 꼰대 짓을 하면서 내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신보다 더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한다. 그 과시를 통해 우월감에 사로잡히는 것을 즐길 뿐이다. 나한테 옷이 맞았기에 당신한테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치킨을 좋아하니까, 당신도 피자보다 치킨을 더 좋아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듣고 있는 꼰대를 싫어하는 또 다른 나는, 상대방이 입을 열자 고개부터 돌린다. 듣는 척은 해도, 속으로는 딴짓을 한다. 아니 정확이 말하면, 지금 말하는 그 사람을 속으로 비난한다. 상대방이 나에게 간섭하려 하는 느낌이 들 때면 마음의 문부터 닫는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그 말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서로 닮아있는 둘

 이사실 꼰대를 싫어하는 나도, 꼰대 짓을 하는 나도 같은 이유로 다른 행동을 하고 있었다. 내가 틀릴 수 도 있다는 사실. 나는 절대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는 사실.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사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또는 걸어온 길이 잘못된 길일 수도 있다는 사실. 이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있기에 꼰대를 싫어하기도, 꼰대가 되기도 하는가 보다.

바라는 점

 비록 갈길은 멀겠지만, 내 부족함과 한계를 잊지 않고, 무지함과 완고함이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 틀에 갇히더라도, 갇혀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며 상상을 마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