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영화 해리포터에서는 "보가트"라는 생명체가 등장한다. 보가트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놀라게 하는데, 그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변신하여 상대방을 혼란에 빠뜨린다. 이러한 모습을 심리학에서는 트라우마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또 하나의 재밌는 상상을 해본다. 만약 보가트라는 생명체가 내 앞에 나타난다면, 보가트는 어떠한 모습으로 변할까? 덩치가 큰 무서운 괴물? 흉기를 들고 있는 범죄자? 나를 비난하고 손가락질하는 대중들?
이어져있는 두려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나의 두려움들은 왠지 모르게 이어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도 두려움을 느끼는 공통된 원인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내가 두렵고 무서워하는 상황들을 나열해보기 시작했다. 나는 주변 사람들이 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듣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는 편이다. 또한, 타인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마음을 열었던 이들에게서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더불어,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노력 또는 성과가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나의 커다란 두려움
이러한 두려움들에는 하나의 커다란 두려움이 있다. 나의 존재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생기는 두려움들이다. 다른 사람들이 평가는 평가일 뿐인데, 그 평가로 인해 나의 존재가 변형된다고 생각하기에 발생하는 두려움이다.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의 비난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선입견과 시선이 나를 규정하는 것은 아닌데, 그러한 모습들을 바라보며 나의 존재가 흔들리고 있다고 착각한다.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나의 평판일 뿐 나의 존재가 아니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평판이라도, 그것이 나의 존재가 될 수는 없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
생명을 지닌 존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생명을 빼앗기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자신이 실제 생명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이라고 믿는 어떠한 것에 대한 상실에 대해서도 그에 준하는 공포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돈과 권력의 상실을 죽음과 같이 생각한다면, 실제 그것을 잃거나, 잃을 것 같은 상황에서 엄청난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어떤 이들은 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의 생명을 내놓기도 한다. 자신이 생명을 어디에 두고자 하는지에 따라, 실제 자신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목숨을 지키는 영리한 방법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토끼는 자신의 간을 빼앗길 상황에서 영리한 대처를 한다. 자신의 간이 다른 곳에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를 통해 토끼는 살아남는다. 세상 속에서도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들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별주부전의 토끼처럼 영리한 대처를 해볼 수 있다. "사실 내 생명은 거기에 없어. 당신이 건드릴 수 없는 다른 곳에 있지."
두려운 상황을 가볍게 바라본다면
위에서 소개한 보가트라는 생명체를 물리칠 수 있는 주문이 있다. 바로 '우스꽝스러운'이라는 의미를 지닌 "리디큘러스"라는 주문이다. 내가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말 별 것 아닌, 웃으며 바라볼 수 있는 존재로 바꿀 수 있는 것도 나의 몫이다. 그것이 나의 어떤 부분을 헤칠 수는 있더라도, 나의 존재 자체를 뒤흔들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나의 커다란 두려움이 될 수 없다. 단지 삶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 중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당신의 목숨은 그곳에 없다.
실제로도 당신의 목숨은, 당신이 두려워하는 그 대상에 달려있지 않다. 목숨을 당신의 존재라고 바꿔서 표현할 수도 있겠다. 내가 두려워하는 상황이, 실제로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나의 목숨을 빼앗을 수는 없다. 결국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목숨을 내놓는 문을 여는 열쇠는 스스로가 쥐고 있다. 절대로 두려움에 속아 그 문을 열어주면 안 된다. 자신의 목숨과 자신의 존재를 어디에 둘진 본인만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며, 그곳의 문을 열어줄 수 있는 것도 본인뿐 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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