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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 상 ◆

두려움,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

by ✪‿✪ 202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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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 하나
은행잎 하나

 두려움을 느낄 때


 누군가가 필자에게 이러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살면서 두려움을 느낄 때가 언제냐고. 그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해보았다. 나는 언제 두려움을 느낄까? 돌이켜보면, 무언가를 잃는다고 생각할 때 두려움이 찾아왔던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이 두려웠고, 재산을 잃는 게 두려웠다. 함께 기쁨을 나누었던 친구들을 잃는 것이 두려웠으며, 남들에게 쌓아온 평판을 잃는 것이 두려웠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무언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듯하다.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 그것이 왜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것일까?

잃는다는 것


 사실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언젠간 잃게 되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그 두려움이 정당하긴 한 것일까?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 것일까? 무언가를 잃는다는 표현 안에는, 그 대상이 한 때 내 것이었음을 이야기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런데 그것이 온전히 나만의 것인 적이 있는가? 

 

왔던 그대로


 사람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지닌 생명 또한, 어디서 온 것인지는 알지 못해도 그것을 잃는 것은 너무나도 두렵다. 잃기 싫어했던 모든 것들을 소유의 개념으로 되짚어본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남들보다 좋은 무언가를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소유하려 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유하고 나서는,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무언가를 잔뜩 얻어놓고도 그것을 잃게 된다면, 무언가를 가지기 전보다 더 불행해진다. 애초에 그 무언가를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것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새로운 시작


 무언가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시점을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그 사실을 알아차린다는 자체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그 무언가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면, 그것이 나에게 소중하였음을 깨달았다면, 다시 그것이 나에게 찾아왔을 때, 그 순간만큼은, 그 시간만큼은 허비하지 않도록 마음에 새길 수는 있으리라.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간 그 대상은, 내 곁에 머물러 있게 되리라. 모든 것들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곳에 머무르는 것이 자연의 이치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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