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잡이 물건 의미에 대하여 (무엇을 잡았더라?)

아기의 손

무엇을 잡았더라?

선선한 바람이 부는 오전에 창밖을 바라보다가 뜬금없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돌잡이 때 뭘 잡았더라?' 그러다가 돌잡이에 올려져 있는 물건들의 의미들을 하나하나 찾아보기 시작했다.

돌잡이 물건의 종류와 의미

 돌잡이에 올라오는 물건의 종류와 의미는 다음과 같았다.

• 오래 살 수 있다는 장수의 의미를 지닌 "국수, 실"
• 풍요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를 지닌 "쌀"
• 자손의 번영으로 가문의 번성을 의미하는 "대추"
• 공부를 통하여 성공한 삶을 산다는 의미의 "학용품"
• 뛰어난 손재주로 기술자의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의 "자"
• 재물이 많은 자산가로 살아간다는 의미의 "돈"

흔한 돌잡이 풍경

 돌잡이는 아기의 관심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어른들의 몸부림으로 시작된다. 이때 어른들은 자신이 원하는 물건으로 아기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돈을 아이의 눈앞에서 흔들어대는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돌잡이의 풍경을 떠올려보다가, 문득 이러한 상상을 해본다. 만약 내가 돌잡이 물건들의 의미를 알고 골랐다면 어떤 것을 골랐을까. 돌잡이 때 잡았다고 그것이 이루어지면 얼마나 편하랴.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필자는 돈을 먼저 잡고, 연필도 잡았다는데... 크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

 돌잡이에 대한 상상은 또 다른 생각으로 이어졌다. 사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이 아닐까 싶다. 인생이 돌잡이처럼 결과만을 선택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면 정말 편하겠지만, 어떠한 결과가 있기 위해서는 원인과 과정이 필요한 것이 자연의 이치인 듯하다. 돌잡이의 아기는 결과를 보고 물건들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날 자신이 관심이 가는 것을 잡았을 뿐이다. 

 

원하는 길

 무언가에 관심이 생기고, 그것을 향해 나아간다면 그곳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자신이 관심 있는 것을 잡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남들이 의미부여한 결과만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만약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길에서, 어떠한 관심도, 흥미도 생기지 않는다면,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길이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인가?" 원하는 것을 향한 길은 설렌다. 힘들 수 있지만, 보람차다. 넘어질 수도 있지만, 다시 일어선다. 만약 어떠한 길이 무료하고 지겹기만 하다면,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시기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