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고비는 찾아온다
한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적이 있다. 그때 회사 대표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입사하면 3개월마다 고비가 찾아온다." 그만큼 삶의 고비가 규칙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슬럼프는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듯하다.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중압감과 답답함, 또는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괴로워진다. 피할 수 없는 슬럼프라면,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아버지와의 등산
아버지는 시간을 내서 등산을 한다. 반면에 필자는 등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버지와 등산을 가고 싶어졌다. 옷을 주섬주섬 꺼내 입고, 아버지를 따라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험난한 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르막길에서 숨이 가빠진다. '내가 이 길을 왜 왔지'하면서 후회하기도 한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었다면, 바로 뒤돌아 갔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원해서 선택한 등산이었기에, 끝까지 가보아야겠다는 마음이다. 그렇게 걷고 걸어서 산 정상에 도착했다. 산 정상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아름다웠다. 정상을 찍고 내려가는 길은 마치 소풍길 같았다.
자신의 선택
아버지가 강제로 데려간 산행이었다면, 산 정상에서도, 내려오는 길에서도 즐거움을 느끼진 못했을 것이다. 어떤 길이라도 오르막이 무조건 나오는 것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야 그 오르막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어야 목표 의식도 뚜렷해짐을 느낀다.
꾸준함
마라톤 선수는 자신의 페이스를 위해 절대 멈추지 않는다고 들었다. 멈추었다가 다시 달리는 것이 더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궤도에 정착하게 되면, 꾸준함의 힘은 더욱 커진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등산을 갔을 때, 힘들어서 드러누운 적이 있다. 몸의 열이 식고 추워지니 등산이 더욱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오르막길을 잘 오르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그냥 한 발자국씩 꾸준히 오르면 된다.
슬럼프는 질문의 시기
오르막을 오르면서 몇 가지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등산을 왜 왔지?" "지금 어디로 가는 거지?" 어쩌면 슬럼프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인 것 같다. 지금 자신이 향하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확인하며,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가장 처음 자신이 바랐던 원래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도 상기시켜 본다.
그래서 재밌다
오르막을 오르며 아버지에게 질문을 했다. 등산이 안 힘드냐고. 아빠는 숨을 깊게 내쉬며 힘들다고 말한다. 의외의 대답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웃으면서 '그래서 재밌다'라고 하셨다. 필자에게는 오르막이 힘들기만 한 구간이었다. 재미는커녕 괴롭기만 했다. 지금 당장의 오르막길만 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오르막이 지나고 나올 무언가를 그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집에 돌아갈 때 느낄, 뿌듯함과 성취감을 그리는 듯했다. 돌아와 보니 실제로 평지만 계속 걸었을 때는 맛보지 못한 재미가 있었다.
삶의 오르막길
삶에서도 오르막길 위에 있을 때가 있다. 언제 끝이 날지 막막할 때도 있다. 하지만 계속 올라가 보련다. 그 정상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산을 내려오면서 어떠한 설렘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끝까지 가본 사람만 맛볼 수 있음을 알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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