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감 상 ◆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1 선택과 대가)

by ✪‿✪ 2021. 12. 19.
반응형

노 웨이 홈 포스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간단한 감상평

 주변의 평이 매우 좋아 더 기대한 작품,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을 보고 왔다. 기대를 하고 보았음에도 전혀 실망스럽지 않은, 오히려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 작품이다. 한마디로, 최근 본 영화 중에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이다. 화려한 액션 씬과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 반가운 캐릭터들의 등장, 더불어 감동과 메시지까지. 이 모든 것들의 조화로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간 만화(?) 영화였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준 뜻깊은 영화였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는 나에게 한 가지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했다. "선택과 대가"바로 그것이다.

 

 부분적인 영화 장면 묘사로 의도치 않은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으니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간략한 줄거리 그리고 느낀 점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난 주인공 '피터 파커'. 그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스파이더맨이 악당으로 모함받는 상황에서, 피터 파커 본인과 지인들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피터 파커는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에게 주문 하나를 소개받는다. 바로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서 지우는 주문이다. 여기에서도 선택과 그에 대한 대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주인공 피터 파커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대가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자신의 정체를 그대로 기억했으면 하는 사람들을 그 주문에서 제외해주길 청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고, 그 주문은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아는 모든 차원의 존재들을 끌어당기기 시작한다.

선택과 대가

 우리의 삶도 이와 굉장히 닮아있다. 어떠한 목적을 위해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자그마한 조건들을 추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건들을 추가할수록, 내가 이 선택을 하게 된 목적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사실, 그 조건들을 추가하는 내 마음에는 두려움이 깔려있다. 그리고 선택과 대가의 저울에서 대가의 무게를 줄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선택에 대한 확신도 영향을 받는다.

 

 내가 다니고자 했던 학교 또는 직장, 내가 만나는 인간관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만족한다고 생각했기에 그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그 저울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그 균형이 깨지면, 내가 원했던 선택과 정반대의 선택을 하기도 한다.

 

 누구나 한 번쯤 위와 같은 실수를 한다. 다시 그 선택을 바로잡으려 할 때는 전에 올렸던 대가보다 더 많은 것들을 올려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자신도 직면했기에, 피터 파커는 악당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러고 보면 선택과 대가에 대한 처절한 경험이 있는 리자드맨도 피터 파커에게 대가의 존재를 확인시키고자, 주의를 주기도 하였다.

나는 어떠했나

나는 선택하기를 두려워했다. 선택은 나에게 축복이라기보다 저주에 가까웠다. 내가 선택으로 가질 수 있는 것보다 나의 선택으로 버려야 하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만약에 오늘 저녁 메뉴로 피자와 통닭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선택권이 주어진다고 가정해보자. 둘 중 하나에 대한 기호가 뚜렷하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터이지만 둘 다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세트메뉴는 혁명이다)

 다음날 두 메뉴 중 하나를 맛볼 수 있다면 선택이 쉬워지겠지만 버려진 하나는 평생 맛볼 수 없게 된다면 선택이 어려워진다. 나는 늘 선택의 과정을 후자의 시각으로 바라보았기에, 그토록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한다라는 생각으로 선택의 과정을 받아들이게 되니 선택이 조금 수월해졌다.

 

선택 그리고 책임

 영화의 후반부에서 피터 파커 앞에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가 놓인다. 결국 자신이 미루었던 선택이 무게가 더해져서 주인공 앞에 놓인다. 하지만 주인공은 선택으로 인한 대가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결정을 내린다. 어쩌면 선택은 결정을 내리는 그 순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대가를 받아들이고, 살아냄으로 완성되는 것 같다.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린 MJ에게 다가가는 피터는, 자신이 대가로 지불한 피터 파커에 대한 기억이 아닌, 그녀와 세상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스파이더맨으로 다가가기를 결정한다. 자신이 지불한 대가를 인정하며 본인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과정처럼 와닿았다.

 

 마지막으로, 세 친구들(피터, MJ, 네드)의 MIT 대학 합격통지서 확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입학 지원 과정에서 MJ와 네드는, 피터 파커와 연루된 이유로 입학에 불이익을 받는다. 하지만 둘은 이를 피터 파커의 친구이기를 선택한 대가로 받아들이고, 후회하지 않는다며 통지서를 찢는다. 그 누구도 피터 파커를 비난하지 않았다.

 

 나 또한 이 세 친구들처럼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대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남을 탓하지 않으며, 후회 없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꿈꾼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