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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 상 ◆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일까?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by ✪‿✪ 2021.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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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출연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왔다. 양면성을 다채롭게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었다. 즐겨 듣던 "지금 이 순간"이라는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하루를 회상하는 지금까지도 여운이 남아있다. 가족들과 함께 보낸 오늘 하루를 되뇌어 보며, 글을 적는다.

 

 

도미노 피자에서의 점심 식사

뮤지컬도 식후경

 샤롯데시어터 입장하기 전 롯데월드 건물 내부의 도미노 피자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까만색의 새우튀김도 있었는데 바삭하고 맛있었다. 식사 후 석촌호수를 걸으면서 산책을 하니 좋았다. 호수 너머에는 롯데월드가 보였다. 어릴 적에 커다란 왕국처럼 느껴졌던 궁전과 건물들이 이제는 아기자기한 놀이터처럼 보인다.

 

 

석촌호수 산책로

식사 후 산책

 산책을 즐기고 여유 있게 입장했지만, 문진표를 작성하고 줄을 기다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다. 코로나로 인해 관중들은 함성이 아닌 박수로만 화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수 소리만으로도 각자의 감동이 전해지는 듯했다. 공연이 끝나니 어느새 저녁이었다.

 

뮤지컬 관람 후 나눔

대전으로 내려오면서 가족들과 지킬 앤 하이드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뮤지컬 감상 후기라기보다, 뮤지컬의 소재에 대한 생각 나눔에 가까운 대화들이 이어졌다.

인간의 내면과 세상에 존재하는 양면성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는 다양한 양면이 등장한다. 지킬과 하이드, 성직자의 자선과 타락, 빈민가 거리의 사람들과 귀족들 이러한 장면들을 바라보다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왜 같은 존재에게 이토록 극단적인 양면성이 드러나는 것일까?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균형

 우리는 분명 각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있을 테고, 각자의 균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모습만이 아름답다고, 또는 옳다고 생각하여 인위적으로 편향된 모습을 고집할 때 탈이 나는 것 같다.

 지킬은 신사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통제하려 하였지만, 본인의 욕망과 분노를 바라봐주지 않았다. 극에서 등장하는 주교는 본래의 자신보다 더 거룩하고 선하게 포장된 삶을 살았으며, 그 치우친 삶은 남들보다 더 진한 그림자를 낳았다. 교양과 예의, 그리고 사치만을 중시하는 귀족들의 편향된 시선들은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자기 성찰

 나 또한 나의 균형을 깨뜨릴 때가 많다. 언제부턴가 나는 뮤지컬의 주인공 지킬 박사처럼, 선과 악에 대한 확실한 구분과 경계가 있어야 바람직한 인간상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 결과, 스스로를 통제하기 시작하였고 나의 그림자들을 혐오하며 가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옥죄임은 내 내면에서 수없이 반복되었고, 스스로에 대한 심판들은 내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지인들과 가족들에게도 번져갔다.

사랑하는 이에게 듣고 싶은 말

 사랑하는 이에게 듣고 싶은 말은 아마도 이런 말일 것이다. "당신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합니다." 외모가 출중해야만이 아닌,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야만이 아닌, 힘이 강해야만이 아닌, 선하기만 해서가 아닌, 예쁜 말과 행동만 해서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한다는 말.

 나는 누군가가 이러한 말을 해주길 기다렸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말을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가장 듣고 싶었나 보다.  내가 선함을 스스로에게 강요하였을 때, 더 추악하게 변화되었던 것도,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했지만, 결국 그 사람을 닮아가는 것도,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달라는 내면의 외침은 아니었을까?

떠오르는 기억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운전이 서툰 나는 유난히 꺾인 도로를 어려워했다. 핸들을 꺾는 것보다, 다시 직진을 하기 위해 핸들의 중심을 찾는 게 더 어려웠다. 그때 옆에서 지켜보시던 어머니의 조언이 기억난다.

 "다시 핸들이 중앙으로 오게 하려면, 억지로 핸들을 꺾는 것이 아니라 살며시 손을 놓아주며 핸들을 풀어주면 된단다."

 

맛있는 춘천 닭갈비

배가 고파진다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배가 고파진다. 어느새 대전 IC를 지나고 있다. 대전에 도착한 우리는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춘천 닭갈비"에서 소맥과 함께 저녁을 즐겼다. 우동사리와 라면사리도 추가했다. 추운 겨울, 맛있는 닭갈비와 소맥 한 잔에 몸도 마음도 풀렸다.(눈도 풀리긴 했지만)

 앞으로는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살며시 풀어보며,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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