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가 힘든 이유
필자는 수많은 다이어트의 시도와 실패를 반복해본 경험이 있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러한 어려움은 "합리화"라는 녀석을 머릿속으로 끌어들였다. 다이어트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 지금 당장의 즐거움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갔다. 눈앞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지내보지만, 생각보다 즐거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가장 달콤할 때
어느 노래의 소절처럼 다이어트 중 만난 치킨은 정말 매력 있다. 그 치킨은 평소에 마음대로 시켜먹을 수 있는 치킨보다 확실히 매력 있다. 땀에 흠뻑 젖도록 운동을 한 후에 마시는 물은 더욱 달콤하다. 평소에는 아무 맛도 나지 않던 물이 정말 맛있어진다. 지속되던 야근에 치이다가 맞이하는 휴일은 너무나도 꿀과 같고, 그리워하던 연인을 만나게 되면 더욱 애틋해진다. (또 누군가의 적나라한 표현도 떠오른다. 쾌변의 쾌감이 극에 달할 때는...)
참을 수 있다는 것
무언가를 참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무언가를 참는다는 것은, 어떠한 욕구에서 오는 만족감과 즐거움에 대한 통제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무언가를 적절히 참을 수 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그 만족감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떠한 욕구와 그에 대한 만족감을 완급 조절할 수 있다면, 그 욕구는 안전한 놀이터가 될 수 있다.
참을 수 없다면
거꾸로 무언가에 중독되었거나 집착하는 사람은 그것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그리고 그 대상을 통해 느끼던 행복감도 점차 반감된다. 무언가에 중독된 사람에게는, 자신의 만족과 즐거움을 위한 '욕구'가 더 이상 수단이 아닌 그 사람 자체가 되어버린다.
참는 것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하지만 무언가를 참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되기도 한다. 언젠가 친구가 소개해준 영상에서 이러한 표현을 본 적이 있다. "뇌는 부정의 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영상에서는 코끼리를 떠올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떠올리지 말라는 대상을 정하는 순간, 우리는 그 대상을 떠올리고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집중할수록, 그 대상은 더욱더 큰 유혹으로 자리 잡는다. 다이어트 과정에서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 필자의 모든 감각들은 맛있어 보이는 음식에만 꽂혀있었다.
참으면 병 된다
참으면 병 된다라는 것이 이래서 나온 말인 것 같다. 무작정 참는다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갈망은 더 키우면서, 억압과 억제를 동시에 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참는 훈련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어떻게 참아야 하는가
따라서 우리는 참아야 하는 대상을 계속해서 바라보기보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코끼리를 떠올리지 않기 위해서 코끼리를 떠올리지 말라고 하는 대신에, 강아지를 떠올려보는 것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누군가는 음식에 대한 유혹(이를 거짓된 배고픔이라 표현했다.)이 느껴질 때, '운동을 하자'라며 생각을 전환시켰다고 한다.
참는 훈련을 한 번에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조금씩 길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에 "치팅데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는 무작정 참는 것을 통해서 삐뚤어지고 지쳐버릴 자신을 달래주기 위한 시간으로도 쓰인다. 아직 미숙한 자신을 구석으로 몰아붙이기보다, 어르고 달래서 조금씩 성장시키는 방법이라 부를 수 있겠다.
그것이 정말 좋지 않은 것이라면
만약 그 대상이 정말로 좋지 못한 것이라 생각하여 참는 것이라면, 참는 것이 아니라 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그 대상 자체가 나쁜 경우는 흔하지 않다. 참는 훈련은 그 대상의 적절한 수용이 가능해지도록 하여, 나의 행복감도 더욱 키우기 위한 선택이다.
마시멜로 이야기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마시멜로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이야기에는 지금 당장 마시멜로를 하나 먹는다면, 그뿐이겠지만, 일정 시간 기다린다면 또 하나의 마시멜로를 받게 된다는 설정이 등장한다. 이 과정을 통해 두 개의 마시멜로를 받은 어린아이는, 커서도 풍요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 내용이었다. 이는 우리의 욕구를 참을 수 있을 때, 더욱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더욱 만끽하고 싶다면, 그것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조금씩 이해되는 것 같다.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이런저런 생각 끝에, 자신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져본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즐기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그러한 즐거움들이 무뎌지지 않도록, 통제하는 훈련을 하고 있는가? 기쁨에 대한 갈망이 집착이 되지 않도록 그 거리를 잘 유지하고 있는가? 다이어트 중 만난 치킨은 정말 매력 있지만, 매일 먹는 치킨은 몸을 상하게 하는 주범일 뿐이다. 우리의 즐거움이 남용으로 인해 해로운 것이 되지 않도록 오늘 하루도 즐거움과의 거리를 유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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